국립중앙도서관 웹툰 웹소설 UCI 1주년 워크숍

국립중앙도서관이 지난 10월 2일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웹툰 웹소설 UCI 1주년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UCI는 국가표준콘텐츠식별체계 (Universal Content Identifier)로, 콘텐츠에 부여하는, 유일하고 영구한 국가표준식별체계입니다. UCI 등록제도는 출판물에 측정되는 도서정가제를 유통과정이 명백히 다른 웹툰과 웹소설에도 강제 시행해 달라는 출판계의 민원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웹툰계는 “단행본에 부과되는 ISBN 외에 등록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관행에 따라 ISBN을 부여했는데, 유통 구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도서정가제를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출판협회는 웹툰-웹소설 도서정가제 시행과 동네서점 살리기를 동시에 부각하는 등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 때문에 시작된 논의가 바로 웹툰과 웹소설 즉 디지털 콘텐츠의 고유 식별 체계인 UCI를 도입하자는 논의였습니다. ISBN은 고정된 단행본 형태에 부여하는 번호이기 때문에 별도의 식별 체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후 논의가 이어지고 2025년 9월에 정식 발급 시스템이 가동된 UCI의 1년 동안에 성과를 알리고 제도 발전을 위해 의견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국립중앙도서관이 전했습니다. 워크숍은 UCI의 1년 동안 거둔 성과를 발표, 등록관리제도에 관한 설명, 도서관법 개정에 대한 설명,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으로 약 2시간 가까이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우선 UCI 성과 발표는 IP융복합산업협회 서범강 회장이 담당했습니다. 서범강 회장은 발표를 시작하기 전 UCI 제도를 만들게 된 계기와 UCI 제도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이어 서 회장은 “ UCI를 만든 이유는 기존 ISBN과 비교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전자출판물의 특성을 생각하여 고유의 번호를 만든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UCI 제도는 1년 안에 약 154만 건이라는 제도 시행 초기 4개월 대비 약 6배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현재까지는 등록된 작품 중에서 웹소설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는 웹툰과는 비교적 많은 회차 수와 상대적으로 적음 폼이 들기 때문으로 분석 중이라 전했습니다. 이어 UCI 등록을 하기 위한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도서관법 개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2016년부터 시행한 온라인 자료 납본 대상이 국제표준자료번호(ISBN, ISSN)를 부여받은 자료였지만 26년 12월 3일부터 UCI를 부여받은 웹 콘텐츠도 국가 납본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라 알렸습니다. 기존 웹 콘텐츠는 개인이 보관하거나 디지털 환경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에 휘발되고 파편화되어 유실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웹 콘텐츠는 대한민국이 영원히 보관해야 할 공식 지식문화유산으로 승격되어 보호를 넘어 보존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웹툰 웹소설을 제작하는데 여러 사람이 참여한다는 특성을 고려해서 개설한 기능인 ‘공동제작 등록’에 대한 문제가 적지 않게 거론되었습니다. 워크숍에서 진행한 설명에 따르면 UCI 제도 초기 시스템은 기존 선례인 ISBN을 참고했지만, 작가가 법인 형태로 작품을 제작하거나 연재 도중 법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반영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동일 작품의 번호를 중복으로 발급하는 대신, 기존 등록 정보에 작가법인 등을 공동제작 주체로 추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면세 적용과 관련해 작가의 이름이 등록 정보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는 현장의 요구도 기능을 마련한 배경으로 설명됐습니다.


이처럼 제도 안에 창작자를 담으려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구분과 설명이 중요합니다. 워크숍에서 안내한 명칭이 ‘공동저작권 등록’이 아닌 ‘공동제작 등록’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사람들은 플랫폼 같은 경우는 제작을 담당하지도 않고 제작은 작가가 하는 것인데 공동저작권 등록이 아닌 공동제작 등록이라는 점에서 의문을 표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표기가 저작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으며, 등록 이후 면세가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하게 답변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설명한 ‘창작자를 제도 안에 담기 위해서는’ 일을 처리하는 데 활용하는 실무 용어가 아닌 모두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용어를 활용하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도서관은 용어를 제대로 정의할 책임을 인정하고 법률 검토와 관계 부처 협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UCI 운영위원장은 제도를 사용하는 주체와 실행하는 주체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더라도, 기대하는 변화와 실제 제도화에 이르는 시간과 과정 사이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음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창작자를 생각하여 세심하게 만들어진 기능을 설명과 운영에서도 세심하게 이루어지기를 지켜봐야겠네요.


또한 이번에 개정된 도서관법도 주목해 봐야 합니다. 디지털 콘텐츠가 납본 대상이 되면서 이제 나라에서 보존해야 하는 ‘공식 지식문화유산’으로 대우받는다는 점은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새로운 숙제가 생겼습니다.


나라에서 보존한 디지털 콘텐츠 자료가 축적된 자료들이 더 많이 늘어난다면, 축적된 자료들을 사람들이 더 활발하게 찾아보고 읽고 연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도서관은 자료의 보존과 열람을 지원하고 있으며, 디지털 열람실에서는 수장고에 소장된 만화를 이미지로 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선례를 참고한다면 서비스를 제작하는데도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나라에서 보존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합법적인 경로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자료를 더욱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이 이루어지려면 원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수도 필수입니다. 보존된 작품을 사람들이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동시에 이용한 만큼 원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와야 합니다. 연구와 기사에 활용하거나 감상을 위한 열람 등 사용 범위에 맞는 대가를 정한 다음 원작자에게 돌아갈 정당한 대가를 고민해 봐야 할 숙제입니다. 보존이 이루어지고 정당한 대가가 지불된다면 납본하는 작품 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납본 보상금은 비교적 큰 액수는 아니지만 국가가 직접 콘텐츠에 돈을 지불한다는 점에서 불법 유통에 대한 대응 논리가 강해집니다. 또한 국가가 직접 관리를 한다면 국가차원의 지식문화유산이라는 명목도 생긴다는 점에서 인상 깊습니다.


UCI 운영위원장은 “ 목적과 목표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하되,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검토와 조정의 시간 또한 함께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이 창작자와 제도를 위해 힘써주는 모든 사람이 모여 서로 이야기하고 제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소통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행사였습니다. 아직 UCI 제도는 운용 초기라는 점에서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번 워크숍 같은 행사가 많이 열릴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추천 기사
인기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