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100만 팔로워 DJ 슬러시, 음악 속 세계관과 웹툰 더해 내놓는다
▶ 글로벌 흥행 증명한 "입학용병",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
▶ 네이버웹툰, 미국서 "위쳐" 포함한 대작 게임 그래픽노블 스크롤로 선보인다
2023년 6월 북미 지역의 만화 판매량이 공개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전 달과 비슷하게 엔데믹 이후로 줄어든 판매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요. 이런 와중에 웹툰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 : 스파이더맨이 돋보이는 이번 달 차트
먼저 슈퍼히어로 차트입니다. 이번 달도 1위는 여전히 <닌자거북이 : 라스트 로닌>입니다. 이쯤되면 ‘장수 1위 상’이라도 주어야 할 것 같은데요. 바로 오늘 2일, 영화 <닌자거북이 : 뮤턴트 대소동>이 미국에서 개봉하고 이후 속편과 TV 시리즈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라스트 로닌’의 영상화는 아니지만 또 한 번 닌자거북이 IP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 같네요.
이번 달은 차트 상위권에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여럿 분포한 게 눈에 띕니다. 신간인 <END OF THE SPIDER-VERSE> 1권이 7위를 차지했으며 2위, 8위, 15위도 스파이더맨입니다. 특히 8위에 오른 <SPIDER-MAN: MILES MORALES> 1권은 2016년 출간작이지만 6월 초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이 크게 히트하며 차트에 올랐습니다.
신간이 많이 분포한 것도 이번 달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3위에 오른 <Batman: Beyond the White Knight>, 13위의 <Wonder Woman Historia: The Amazons>, 14위의 <NIGHTWING 3권 : THE BATTLE FOR BLÜDHAVEN'S HEART>, 17위의 < THE UNCANNY X-MEN OMNIBUS> 5권 모두 6월에 새로 출간된 신간입니다. 참고로 나이트윙은 1권 역시 20위로 차트에 함께 올랐으며 올해 아이스너상 연재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본만화 : 신간이 아닌 <귀멸의 칼날> 1권이 1위
이번 달 일본만화 1위는 바로 <귀멸의 칼날> 1권입니다. 1위의 자리는 언제나 그 달에 가장 핫한 신간의 차지였는데, 시리즈의 1권이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판매량도 17,811권으로, 작년 같은 달 1위였던 <체인소맨> 11권의 판매량(73,354권)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인데요. 작년 동월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슈퍼히어로 차트와는 달리 일본만화는 거의 6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1권이 1위를 한 것은 4월부터 <귀멸의 칼날>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방영을 시작해 다시 <귀멸의 칼날>에 관심이 쏠린 것도 있지만, 이미 완결작이기에 신간이 없어 시리즈의 첫 권에 관심이 집중된 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미 완결 난 작품을 압도할 정도로 판매량을 견인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작품이 부재한 탓이 큽니다. 실제로 이번 달에는 TOP20 중 시리즈의 1권이 7자리를 차지했습니다.
2위의 <드래곤볼 슈퍼> 18권, 3위의 <안녕 에리>, 5위 <스파이더맨 : 페이크 레드>, 11위 <코미양은 커뮤증입니다> 25권은 이번 달에 새로 나온 신간입니다. <안녕 에리>는 <체인소맨>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새 단편 만화로, 6월 말에 발간되었음에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SPIDER-MAN: FAKE RED>은 일본 작가인 오사와 유스케가 그린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평범한 일반인인 주인공이 어느 날 버려진 스파이더맨 슈트를 주우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참고로 이 달에는 일본 작가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를 그린 또 다른 작품 <Wolverine: Snikt!>도 출간되었는데 차트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비해 지난 달 2권만 18위에 올랐었던 <최애의 아이>는 이번 달에는 9위와 12위에 1권과 2권을 모두 올렸습니다. 방영 자체는 미국 넷플릭스에서도 4월에 개봉되었지만, 영어 더빙이 5월말에 업데이트되면서 뒤늦게 순위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지널 그래픽노블 : <나혼렙>, <로어 올림푸스>의 차트 줄세우기 신화는 깨졌지만
다른 카테고리는 모두 작년 동월 대비 전체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그래픽노블 카테고리는 유일하게 상승했습니다. 그것도 작년 동월대비 53%라는 큰 폭으로요.
1위와 2위는 나란히 <로어 올림푸스> 4권이 차지했습니다. 1위가 양장으로 페이퍼백보다 판매량이 3배 이상 많은데요. 그만큼 소장용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어쩐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초동 판매량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1권 68,977 → 2권 56,462 → 3권 40,292 → 4권 39,781) 여전히 신간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로어 올림푸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이스너 상 웹코믹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3위에는 뜬금없게도(?) <마도조사> 만화판 2권이 올랐습니다. 1권은 올해 3월에 발간되었지만 한 번도 차트에 든 적이 없었는데요. 5월 신간인 2권이 3위에 오른 것입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킬링 스토킹> 3권 또한 TOP20 안에 들었는데요. 북미에서도 BL 독자의 구매력은 점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가는 것 같네요.
‘오리지널 그래픽노블’의 본래 취지(?)에 걸맞은 신간도 눈에 띄었습니다. ‘CRITICAL ROLE: THE MIGHTY NEIN ORIGINS’ 시리즈의 신간 ‘MOLLYMAUK TEALEAF’ 편이 6위, <STAMPED FROM THE BEGINNING: A GRAPHIC HISTORY OF RACIST IDEAS IN AMERICA>이 8위에 올랐는데요. 후자는 미국의 인종차별의 역사를 파헤친 동명의 책을 만화로 만든 그래픽노블로, 원작 책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가 예정되어있기도 합니다.
이번 달은 <나 혼자만 레벨업>, <로어 올림푸스> 모두 전권 줄세우기 신화가 깨진 달이기도 합니다. <로어 올림푸스>는 2권이 차트에 들지 못했고, <나혼렙>은 1, 2, 6권만 차트에 들었습니다. 이번 달은 전통적인 의미의 작가주의 그래픽노블 신간들이 눈에 띈 달이기도 하고, <나혼렙>, <로어 올림푸스> 외의 다른 웹툰들이 점점 종수과 권수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은 지난달 신간 3권을 포함해 1,2,3권 모두 차트인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사내맞선>은 1권을 차트에 올렸고, <재혼황후>는 신간인 3권이 15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달도 TOP20 중 절반 이상이 웹툰이네요.
지금까지 2023년 6월 북미 만화 판매량 데이터를 살펴보았는데요. 웹툰을 제외하고 고만고만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차트에 과연 새로운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요? 다음달 7월 차트에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