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는 이제 상상속 공룡이 아니다. "둘리사우르스" 정식 학명 등재

⟨아기공룡 둘리⟩ (출처=둘리나라 제공)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새로운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 종에 ‘둘리사우르스 허미니(Doolysaurs huhmini)’라는 학명이 붙었습니다. 둘리사우르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룡 캐릭터 ‘둘리’의 이름과 지난 30년간 한국 공룡 연구를 이끈 국가유산청장 ‘허민’을 합쳐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둘리사우르스는 칠면조와 비슷한 크기를 가진 소형 공룡입니다. 발견된 화석이 ‘아기 공룡’이라는 점과 소형 공룡이라는 사실이 둘리가 연상됩니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텍사스대 연구진이 제작한 둘리사우르스 허미니 상상도 (출처=연구진 제공)

이렇게 만화나 콘텐츠 속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정식 학명이 되는 사례들은 적지 않습니다. 칠레에서는 새롭게 발견한 고대 톱상어의 학명을 만화 ⟨체인소 맨⟩속 캐릭터인 ‘포치타’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연구진은 화석 이빨을 통해 긴 주둥이와 날카로운 톱니를 가진 새로운 톱상어 종을 확인하고, 라틴어 톱을 뜻하는 serra와 포치타의 이름을 결합해 ‘포치타세라 파트리시아카날레(Pochitaserra Patriciacanalae)’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특히 상어의 주둥이가 톱을 닮았다는 점에서 영감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기억하기 쉽고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사용하여 과학과 문화가 연결되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 2020년 인도에서 발견한 새로운 종의 뱀에 ‘살라자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살라자르’라는 학명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학생들이 다니는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설립자 중 한 명인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슬리데린의 이름을 딴 기숙사의 상징인 뱀이 떠오르는 생김새 때문에 ‘살리자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외에도 스펀지밥의 이름이 붙은 버섯 "스펀지포르마 스퀘어팬츠시(Spongiforma Squarepantsii)"이 존재하며, 최초의 우주왕복선인 엔터프라이즈 우주왕복선 또한 미국 SF의 자존심인 스타트렉의 우주선인 USS 엔터프라이즈(NCC-1701)에서 따왔습니다. 이처럼 각국에 만화 캐릭터들이 현실로 나오던 중, 한국인의 오랜 친구 또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둘리 아버지’로 알려진 ⟨아기공룡 둘리⟩를 만든 김수정 작가는 둘리사우르스 허미니라는 이름을 등재하기 위해 허락을 구하는 메일을 받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둘리와 종류는 다르지만, 한국에서 발견된 ‘아기 공룡’ 이라는 점, ⟨아기공룡 둘리⟩를 보고 자란 독자가 둘리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둘리사우르스’라고 이름을 부여했다는 부분에 큰 의미가 있다”며 “둘리를 사랑하는 모든 분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김수정 작가의 마음처럼 둘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의미있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국의 만화에서 출발한 이름들을 더 많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만화를 보는 세상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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